2024. 10. 29. 00:30ㆍ이슈
창덕궁 달빛기행 예매를 하자
요즘 고궁 방문에 빠져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저런 전시가 있는지, 또는 진행되고 있는 행사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안 그래도 고궁 방문을 한창하고 있는 나의 흥미를 끄는 행사가 눈에 띄었다.
바로 창덕궁 달빛기행이 그것이었다.
가고 싶은 마음에 생겼고, 표를 예매하려고 보니, 전석 매진이었다.
엇...
이거 왠지 아는 사람들만 신청해서, 꿀같은 시간을 보내는 그 무엇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가고 싶어졌다.
나는 창덕궁 달빛기행을 꼭 가고야 말겠다.
매일 시간이 날때마다, 취소표가 생겼는지 체크했다.
그렇게 열심히 취소표 티케팅을 시도했다.
그렇게 드디어 생긴 취소표, 나는 바로 예매를 진행했다.
두근두근, 그렇게 창덕궁 달빛기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기대가 되었지만, 가능하면, 후기를 찾아보지 않기로 했다.
아무것도 모른체, 온전히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 후기에서는 해설사에게 들었던 내용들은 서술하지 않겠다.
내가 방문했던 느낌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내가 설명하는것보다 해설사분께 직접 들으며 느끼는것이 더 와닿을것이다.
창덕궁 달빛기행 입장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창덕궁 입구로 가면 된다.
나는 창덕궁 안으로 깊이 들어가야하는줄 알고, 시간이 촉박해져감에 초조해 했었다.
다행히도, 입구에 미리 창덕궁 달빛기행 행사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창덕궁 달빛기행에는 예매자 본인의 신분증과 예매한내역을 안내원에게 보여줘야한다.
그러면, 해설 이어폰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나눠준다.
이것을 목에 걸고, 안에 들어있는 이어폰을 기계에 연결하면 된다.
이어폰은 항상 새것을 준비해 넣어둔다.
안심하고 사용하자!
나는 6조였는데,
각조가 대기하고, 1조부터 입장한다.
입장하는 시간을 서로 다르게 두어, 각조가 겹치지 않아, 소수 인원들이 온전하게 창덕궁의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입장을 하면, 전통 관리복을 제대로 차려입은 안내원이 청사초롱을 하나씩 나줘준다.
실제 호롱불이 들어있는것이 아니고, LED전구로 밝히는거라, 위험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참고로, 저 청사초롱 손잡이에 전원 스위치가 있다.
동그랗게 볼록 튀어나와있는데, 누르면 켜지거나 꺼진다.
나는 갑자기 청사초롱 불이 나가서, 한동안 끈 상태로 들고 다니다가, 안내원분이 불 켜는 방법을 알려줘서 다시 키고 다녔었다.
청사초롱은 2인당 1개씩 지급되었고, 혼자 방문하면 1개를 지급해준다.
같은조 사람들 모두가 어두운 창덕궁안에서 청사초롱을 밝히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로 해설사를 따라다녔다.
마치 어미 오리를 따라다니는 아기 오리들처럼 말이다.
창덕궁 달빛기행 아름다운 궁궐풍경
아무도 없는 창덕궁 안은 정말 절경이었다.
조명도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덕분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요령없이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돌길에도 계급이 있었고, 왕만 걸을 수 있는 길에 대해 설명듣자마자, 일행들은 모두 왕의 길로 걸음을 옮겼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신하가 될 수는 없지라는 은연중의 불편함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해설사에게 여러가지 설명을 들으며, 창덕궁 이곳 저곳을 방문했다.
나는 정말 즐거운 기행을 하고 있었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묘미, 지나쳤었던 디테일
창덕궁 인정전의 건축미는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수려함이 물씬 풍겨왔다.
같은조 사람들도 평소 낮에 봐왔던,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과 다르다는것을 느끼는듯 했다.
해설사님의 노련한 설명을 들으니, 무심코 지나쳤던, 역사적인 내용들이 와닿았다.
창덕궁 달빛기행을 하던 날은 유독 달이 보이지 않은 흐린 날이었다.
해설사분이 오늘은 달을 보지못하니, 제가 직접 창덕궁안에서 달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말을 듣고, 대체 달을 어떻게 보여주려고 하시는걸까 궁금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창덕궁안에는 달의 형태를 따서 만든 여러가지 즐거운 광경들이 있었다.
사각으로 이루어진 형태속에 원을 표현하였다.
더욱 원의 형태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해설사분의 설명이 없었다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넘어 갔을것이다.
그냥 저문은 특이하게 생겼네 라며 말이다.
창덕궁에는 만월문도 있었는데, 앞서 말한것과 같이, 달의 형태를 한 둥근 문이다.
원 둘레 만듦새를 보면, 정교하게 돌을 조각하여 원 형태를 만든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세심한점 하나하나를 그동안 눈치채지못하고, 그냥 넘겨버렸다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하나하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던,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 주합루도 방문했다.
웅장했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는 특별히 왕과 왕비가 신하들을 이끌고, 산책을 하고 있는데,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런 흔하지 않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얼른 왕께 사진 촬영 요청을 하였다.
사진을 찍을때, 각자 컨셉에 맞게 행동을 하였다.
왕비는 모르는 남자와 말을 섞지 않았고, 양옆의 신하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땅을 보고 있었다.
왕은 나이가 많던 적던, 모두 반말을 했다.
말 그대로 왕이니까.
허허, 그래 다 찍었는냐.
잘 가거라.
즐거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언제 이런 사진을 찍어보겠나.
창덕궁 달빛기행 전통공연
마지막으로 효명세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전통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 입장전에 시원한 오미자차나 따듯한 곡물차중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통 다과가 들어있는 상자도 받는다.
전통 다과는 딱히 공연중에 섭취하지 않고, 따로 챙겨가도 된다.
오미자차는 달달한 오미자차 그대로였고, 곡물차는 살짝 싱거운 미숫가루 느낌이 났다.
그래도 공연중에 쌀쌀해지는 날씨를 이겨낼만큼 따듯했다.
다과는 경복궁 행사인 생과방때 구성된것들이 몇몇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전통 다과는 정성들여, 만든 티가 났다.
맛이 달콤한것이, 왕들은 이렇게 맛있는것을 먹으면서 지내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20여분의 공연으로 마무리 된다.
전통 공연이라해서 막연하게 지루한 20분이 되겠다 싶은 생각이 가득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효명세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춤사위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느리지만, 절도있는 춤사위는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고, 재미없다라고 생각했었던 전통무용을 다시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극은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다.
공연 진행중, 무용수들이 분홍색 항아리에 공을 넣지 못하면, 얼굴에 붓칠을하며, 벌칙을 주는것이 있었다.
무용수 한분이 항아리에 공을 넣지 못해, 벌칙을 받게 되었는데, 너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벌칙을 받게 되었다.
공연은 1조부터 6조까지 함께 관람을 했는데, 그 광경을 본 모두가 폭소했다.
함께 공연하는 무용수분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모두가 즐거워했고, 벌칙을 당한 무용수분도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는지, 연신 웃음을 참으셨다.
사회자가 마무리 발언을 할때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사회자분도 웃음이 터져, 겨우겨우 공연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정말 알차고 즐거운 공연이 아닐 수 없었다.
창덕궁 달빛기행 후기
이렇게 창덕궁 달빛기행을 마치고, 후원숲으로 걸어가다보니, 창덕궁 입구로 빠져나왔다.
입구로 빠져나올수록 창덕궁 담장 너머로 보이는 현대식 빌딩과 건물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이 시간이 끝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100분후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창덕궁내에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엮인 이야기들이 담장 너머 보이는 현대식 건물들을 단조롭고 외롭게 느끼게 만들었다.
창덕궁은 고요했고, 해설사와 우리들의 목소리만이 들렸었다.
그러나 점점 자동차 경적소리와 도시의 소음이 크게 들려왔고, 평소에 그러려니하고 지나쳤던, 어수선한 소음들이 굉장히 크게 들려왔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정말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이와 어른 구분할것 없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아주 좋은 경험이 될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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